1960년대 초반 MHC 유전자의 발견
1960년대 초반에 가장 흥미롭고 훌륭한 발견 중 일부는 바루 베나세라프(Baruj Benacerraf)와 그의 팀이 기니피그에서 합성 폴리펩티드 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의 유전적 조절을 보고1Kantor, F. S., Ojeda, A., & Benacerraf, B. (1963). Studies on artificial antigens: I. Antigenicity of DNP-polylysine and DNP copolymer of lysine and glutamic acid in Guinea pigs. The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117(1), 55-69.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논문을 바탕으로 실험을 간단히 설명하면, 항원성에 대한 연구는 당시 크게 3가지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단백질을 변성시키거나 화학적으로 구조를 변경해주는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포르말린 처리하는 것입니다만, 이외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가능합니다.
두번째는 면역원성이 없는 단백질에 햅텐을 결합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면 예를 들어 젤라틴은 항원성이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햅텐을 결합시키면 햅텐에 대한 항원성이 증가합니다.
마지막 방법은 인공적인 폴리펩타이드 특히 라이신(lysine)이나 글루탐산(glutamic acid)과 같은 하나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 폴리 펩타이드를 이용해서 면역원성이 조사하는 것입니다. 특이한 것은 라이신이나 글루탐산을 섞어서(번갈아서) 폴리펩타이드를 만들면 이것은 항원성이 나타나 항체가 만들어지는 데 반해, 하나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폴리펩타이드는 항원성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반응이 유전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후에 밝혀냅니다.
이 발견은 1960년대 후반에 휴 맥데비트(Hugh McDevitt)과 그의 그룹에 의해 계통 내 마우스 종에서 확인되고 확장되었으며, 이들은 조절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주요 조직적합성 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의 유전자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 크고 복잡한 유전자 부위가 면역 반응을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해서는 완전히 불분명했습니다.
1967년 in vitro에서 면역반응 재현 가능
1960년대 후반까지 면역을 연구하려면 동물실험이 필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1967년, 로버트 미셸과 리처드 더튼은 마우스 비장세포(naive 세포)를 양의 적혈구와 함께 1차면역 후 며칠 후 면역반응을 예르네 플라크 분석법으로 정량화했습니다. 이렇게 생체 외부에서 면역반응을 시킬 수 있게 되자 버넷의 항원 반응성 클론이 증식된다는 사실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1967년 Don Mosier는 림프구에 의한 양적혈구에 대한 항체 형성에 대식세포가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비장의 세포를 부착성 세포와 비부착성 세포로 구분하고, 이 두 종류의 세포가 모두 있어야 항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1968년에는 에밀 유나뉴(Emil Unanue) 와 브리지트 아스코나스(Brigitte Askonas)가 위의 실험방법을 이용하여 대식세포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 단백질 전체가 아니고 분해된 조각이며, 이것이 대식세포가 상당히 오래동안 (2주까지) 항원성(immunogenicity)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방사성물질이 표지된 단백질을 이용해서 잘 보여주었습니다.
1968년 51크롬 방출 검사법의 개발로 세포성면역의 활성 측정이 가능해짐
1968년에도 테오도어 브루너(Theodore Brunner)의 팀은 방사성 표지된 51크롬 방출 검사를 개발하여 세포독성 세포가 표적 세포를 죽이는 (cell-mediated lysis, CML) 양을 정량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2Brunner KT, Mauel J, Cerottini J-C and Chapius B. (1968). Quantitative assay of the lytic action of lymphoid cells on 51-Cr labelled allogeneic target cells in vitro. Inhibition by isoantibody and drugs. Immunol. 14:181–190.. 이 시험법은 지금도 NK세포의 활성을 측정하기 위해서 병원의 임상분석실에서 사용하는 방법이고 최근의 면역학 교과서에도 실려있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이 방법이 왜 중요하냐면, 뭔가를 연구할 때, 그 양을 측정하는 방법이 없으면 기능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시험법을 NK세포의 활성측정에 적용할 때는 예를 들어 NK세포와 NK세포가 죽이는 표적세포가 필요합니다. 먼저 표적세포를 방사성 크롬이 포함된 배지에 넣어서 배양하여 세포내에 방사성 크롬이 포함되도록 합니다. 이후에 NK세포와 표적세포를 예를 들어 5:1, 10:1, 20:1 등의 비율로 혼합하고, NK세포가 사멸시킬 경우, 세포밖으로 흘러나온 크롬의 양을 방사성 측정기(감마 카운터)로 측정하여 죽은 세포의 양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현재 크롬 대신 CFSE 등의 형광 물질로 변형되었을 수는 있지만 이 방법은 현재까지도 널리 사용됩니다.
이 시험법을 통해서 효과세포가 표적세포를 죽인(용해시킨) 양을 식별하고 정량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검사는 림프구 증식의 항원 활성화를 체외에서 세포매개 항원 특이적 적응 면역 반응의 효과자 특성을 모니터링하는 능력으로 확장시켰으며, 이는 DTH, 이종 이식 거부 및 GvHD 분석을 크게 용이하게 했습니다. 이들은 세포 면역의 in vivo 검사였습니다.
이 시험법은 그 전의 림프구 증식이 단순히 숫자의 증식만 확인했다면 이 시험법을 통해서 효과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 시험법은 세포가 필요한, 항원특이적인 적응면역반응을 생체내가 아니라 시험관에서 모니터할 수 있게 했으며, 이로 인하여 과거에는 실제 동물을 이용해서만 관찰이 가능했던 지연형 과민반응, 동종이식 거부반응, 이식편대 숙주 반응 등의 연구에 활발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세타 항원에 반응하는 세포 발견
세타 항원은 마우스와 쥐의 흉선 세포와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당단백질을 말합니다.
당시는 항체를 분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항혈청을 사용했는데, 이 혈청의 단백질에 형광물질을 붙여서 사용했습니다. 간단히 생각하면 항체에 형광물질을 붙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세타 항원의 활용
당시 세타 항원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은 흉선에서 주로 발견되지만, 뇌에 조금 있고, 말초의 림프구에서 발견될 뿐이었습니다. 이 세타 항원이 T세포의 biomarker가 될 수 있는가를 연구했습니다.
간략히 말하자면, 실험 방법은 CBA 마우스의 흉선세포를 AKR 마우스에 주입해서 AKR 마우스에서 흉선세포에 대한 항체를 유도합니다. 이 흉선세포에 대한 항체의 항원 부위를 세타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이 항혈청에는 다양한 다른 항체들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세타 항원이 거의 없는 뇌 조직과 혼합하여 다른 항체들이 대부분 반응하도록 함으로써, AKR 마우스의 항혈청에서 세타 항체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많아지게 한 후에 사용되었습니다.(물론 다른 항체들도 존재하지만, 주로 세타 항체가 우세하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 연구자는 항혈청을 활용하여 마우스의 말초 이차 림프조직에 존재하는 세타 단백질을 포함하는 세포들(즉, T세포들)을 식별하였고, 이들 세포의 비율은 51크롬 방출 방법을 통하여 측정되었습니다. 연구 결과, 흉선 내의 림프구 중 약 70~80%와 비장 림프절의 림프구 중 약 30-50%가 세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혼합된 림프구들 중에서 T세포를 구분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베네베누토 페르니스는 토끼 림프구의 하위 집단에서 표면 면역글로불린이 발현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 표면 면역글로불린이 Burnet이 예측한 항원 수용체일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한편, Martin Raff는 T세포가 햅텐을 주입받은 마우스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소 알부민에 햅텐(4-hydroxy-3-iodo-5-nitrophenyl acetic acid, NIP)을 결합시킨 후 마우스에 주입하고, 8~12주 후 비장세포를 추출하여 항세타 항혈청 처리 군, 미처리 군, 그리고 보체(기니픽 혈청) 처리 군으로 나누었습니다. (세타 항혈청과 보체 처리로 T세포가 제거될 수 있음) 이렇게 처리한 비장세포를 600 rad의 방사선을 조사받은 동일 유전형의 마우스에 주입한 후, NIP-BSA로 접종하고 10일 뒤 혈액 내 항체를 측정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T세포가 보조 세포의 역할을 하며, 세타가 없는 세포가 햅텐에 결합하는 항체를 생성하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발견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T세포의 구체적인 기능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예는 예르네가 1971년에 제시한 가설입니다. 그는 “일차 림프 기관, 예컨대 흉선에서, 림프구의 증식이 발생하며, 이는 자발적인 무작위 돌연변이를 통해 수정된 v-유전자를 발현하는 돌연변이 세포들의 선택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이론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항원과 항체의 다양성의 근원이 된다는 면에서는 옳았으나, T세포가 항원을 생산한다는 측면에서는 완전히 잘못된 예측이었습니다.
- 1Kantor, F. S., Ojeda, A., & Benacerraf, B. (1963). Studies on artificial antigens: I. Antigenicity of DNP-polylysine and DNP copolymer of lysine and glutamic acid in Guinea pigs. The 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117(1), 55-69.
- 2Brunner KT, Mauel J, Cerottini J-C and Chapius B. (1968). Quantitative assay of the lytic action of lymphoid cells on 51-Cr labelled allogeneic target cells in vitro. Inhibition by isoantibody and drugs. Immunol. 14:181–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