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면역에 대한 과거의 기록
면역학에 있어서 면역학적 기억(immunological memory)은 적응면역(adaptive immunity)에서만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천면역에서도 기억과 비슷한 것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근거는 백신의 효과 때문입니다. 즉 백신을 맞으면, 그 백신이 예방하고자 하는 질병 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까지 예방이 되는 것 같다는 것이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최근에 훈련 면역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최근에는 학술적인 이유 이외에도 건강기능식품의 효과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되서 일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도 있습니다.
가장 많이 연구된 것이 결핵 백신인 BCG입니다. 결핵백신은 현재는 유럽에서는 그 효과가 불분명해서 이제는 아이들에게 맞추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를 보면 결핵백신을 맞출 경우, 결핵은 물론 다른 질병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이러한 효과 때문이라도 결핵백신을 맞추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역 백신도 마찬가지인데, 홍역백신을 맞출 경우 홍역이 아니라 호흡기 질환도 일부 예방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천연두 백신도 나병이나, 백일해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보고가 있음에도 이것은 역학조사 결과일 뿐이기 때문에 작용기전에 대한 실마리가 잡히지 않아서 이들 보고에 큰 관심을 보이는 연구원은 적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 후생유전학이 발전하면서 이것이 후생유전학적인 결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적응면역이 없는 무척추동물과 식물에서도 한번 감염된 이후에 면역력이 강화되는 현상이 보고되었습니다.
훈련면역 관련 실험결과들
오래된 문헌의 이러한 내용에 흥미를 느낀 미하이 네티아(Mihai Netea)는 실제로 이것을 실험으로 증명1Netea, M. G., & van der Meer, J. W. (2017). Trained immunity: an ancient way of remembering. Cell host & microbe, 21(3), 297-300.하기도 했는데, 그 내용을 보면, 백신을 맞춘 후에 결핵균에 대해서 면역반응만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BCG와 관련없는 칸디다 알비칸스 라는 효모에 대한 면역반응도 같이 항진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즉, 인터페론 -γ는 물론 IL-1β 및 TNF의 분비가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훈련면역은 선천면역 세포에서 면역기억을 담당하지만, 이것이 일반인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의외로 베타글루칸을 이용하여 연구된 연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강한 염증을 일으키는 LPS는 비록 효과가 있다고 해도 실생활에서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베타글루칸이라면 그것은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백신은 5년 정도 이상이 유지되지만, 훈련면역이 가역적이고 대략 1년 정도 유지된다고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훈련면역이 세대간에 전달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코로나19와 훈련 면역
통상적으로 훈련면역은 위의 그림과 같이 초기에 베타글루칸이나 BCG를 접종하고 나면 후에 다른 병원균에 대해서도 더 강한 면역반응을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네티아는 이와 같은 이유로 코로나에 앞서 BCG 백신을 접종한다면 아마도 코로나를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2Netea, Mihai G., Athanasios Ziogas, Christine Stabell Benn, Evangelos J. Giamarellos-Bourboulis, Leo AB Joosten, Moshe Arditi, Konstantin Chumakov et al. “The role of trained immunity in COVID-19: Lessons for the next pandemic.” Cell Host & Microbe 31, no. 6 (2023): 890-901..
훈련면역의 응용
당연히 이것은 암치료에도 응용되기 시작했는데, 최근 기사에 의하면 훈련면역의 발견자인 미하이 네티아 박사는 생명공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BCG 입자를 작게 만든 나노입자를 개발하고 이 나노입자를 주사하는 방식으로 훈련면역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를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이 나노입자를 주사 받은 쥐와 원숭이는 면역반응이 더 강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흑색종 종양모델에서 시험했는데, 통상적으로 흑색종이 있는 쥐는 면역세포보다 전암면역세포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노입자를 통해서 이 비율을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이 치료법이 최근에 나온 면역관문억제제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가도 연구중입니다. 면역관문억제제는 의외로 효과를 보이는 비율이 낮은데, 그 비율을 높이는데 이 훈련면역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 실험을 해보면, 훈련 면역이나, 면역관문억제제 자체만으로는 큰 효과가 없었지만, 이 두가지를 병용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면역관문억제제와 이러한 제품을 같이 사용하는 연구가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새롭기는 하지만, 과거의 면역제품과 연결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과거의 버섯유래 다당체를 사용할 경우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버섯 다당체와 BCG는 기본적으로 서로 유사한 작용을 합니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훈련면역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물질의 하나가 베타글루칸인데 그 베타글루칸이 버섯 다당체의 주요 성분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전망
훈련면역이 존재하는 것은 맞지만 그 효과가 크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치료에 훈련면역이 보조적인 역할을 할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직접적인 치료효과 보다는 병용요법을 통해서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문헌
- 1Netea, M. G., & van der Meer, J. W. (2017). Trained immunity: an ancient way of remembering. Cell host & microbe, 21(3), 297-300.
- 2Netea, Mihai G., Athanasios Ziogas, Christine Stabell Benn, Evangelos J. Giamarellos-Bourboulis, Leo AB Joosten, Moshe Arditi, Konstantin Chumakov et al. “The role of trained immunity in COVID-19: Lessons for the next pandemic.” Cell Host & Microbe 31, no. 6 (2023): 89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