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뇌와 이기적인 면역에 대한 고려가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만과 관련하여 당뇨병 환자가 아닌 일반인임에도 불구하고 혈당이 일시적으로 급격히 올라가서 인슐린이 급상승하는 것을 그렇게 경계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고, 인슐린과 비만과의 관계를 써놓은 글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사람들의 글을 다 읽어보고 깨달은 것은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인슐린이 어떤 세포에 작용하는지 잘 모를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슐린은 혈액 중에 포도당이 증가하면 그 포도당을 쓰라고 보내는 신호전달용 물질(호르몬)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포도당이 남으면 지방세포는 포도당을 이용해서 지방을 만듭니다. 많은 다이어트 전문가들이 이것이 무슨 대단한 문제인양 말하지만, 어차피 포도당이 부족해지면 다시 지방을 분해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안 좋을 수 있지만, 이것이 당장의 다이어트에는 별 문제를 일으킬 것 같지가 않습니다. 실제로 이것을 조사한 연구에서 정상적인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와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낮춘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다이어트 효과에서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슐린이 뇌와 면역세포는 인슐린 없이도 포도당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혈액중의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단백질이 몇 가지 있는데, 이 중 인슐린이 조절하는 포도당 전달 단백질은 GLUT4이며, 이것은 간세포 및 근육세포 및 지방세포에 주로 존재합니다. 이 외 다른 포도당 전달 단백질은 인슐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습니다. 특히 뇌에는 다양한 세포가 있지만, 시상하부를 제외한 다른 부위에는 GLUT4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설사 GLUT4가 존재해도 다른 포도당 전달 단백질이 같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슐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뇌에 에너지가 공급됩니다. 이것은 면역세포도 마찬가지인데, 면역세포는 GLUT4가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뇌와 면역계가 인슐린의 영향을 받았다면, 최근 저탄고지처럼 탄수화물의 공급을 극소화하여 인슐린의 분비가 극도로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다이어트를 했다면 뇌와 면역계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사실은 뇌와 면역계가 우리 몸의 혈당의 상당부분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뇌는 우리 몸의 에너지를 25% 소비하고, 면역세포는 약 16% 소비하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그리고 이기적인 뇌와 면역계, 그리고 에너지 소비량 등 이 두가지를 종합하면, 뇌는 포도당이 부족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유도하여 다른 세포 특히 근육이나 지방세포가 포도당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혈당을 높여서 더 안정적으로 혈당을 공급받도록 하며, 이 과정에서 면역계도 어쩔 수 없이 에너지 소비량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다이어트에서 많은 부작용의 근본적인 원인일 것입니다.
이러한 기초적인 이해 없이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 기껏 칼로리 제한으로 혈당을 줄여놓고, 아직 지방을 분해하여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이어트로 면역계는 어쩔 수 없이 에너지 소비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운동까지 시켜 몸에 염증유발물질이 더 많이 만들어져 면역계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바보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이냐 하면, 이러한 경우 면역계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뇌는 면역계를 조절하는 신호를 더 강하게 분비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서로 계속되면, 나중에는 자율신경이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단계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즉, 흔히 말하는 자율신경실조증이나 만성피로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동의한다고 해서 아주 일시적으로 잠깐 올라가는 혈당을 억제하는 것이 다이어트에 있어서 핵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치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만 피하면 살이 빠진다고 하는 것도 별로 신뢰하지 않습니다. 우리 몸은 그렇게 단순하게 조절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이어트는 서로 포도당을 사용하려는 이기적인 뇌와 이기적인 면역계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이기적인 면역계가 이기적인 뇌를 극복하기 시작하면 우리 몸은 요요가 오는 체질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후에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다이어트 초기에 운동을 병행한다.
저는 건강을 위해서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다이어트 할 때 운동이 너무나 힘들어 평소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사람에게 운동도 같이 시작하라고 하는지 납득하지 못하겠습니다. 물론 운동은 기초대사를 증가시키고 근 손실이 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하지만, 운동이 우리 몸에 스트레스를 가해서 다이어트를 방해한다면 일단은 안하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전혀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만약에 과체중이라면 다이어트 초반에는 다이어트만 신경 쓰고 어느 정도 체중이 빠지고 난 이후에 다이어트가 안정되어 유산소 운동에서와 같이 근육에서 사용할 지방을 지방조직에서 분해해서 혈액을 통해 쉽게 내보낼 수 있을 때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다이어트 초기에는 지방조직에 축적된 지방을 우리 몸이 사용할 수 있도록 몸을 바뀌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그렇게 쉽지 않고 몸이 적응해 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달리기를 할 때, 1분 정도만 달려도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느리더라도 20~30분은 쉽게 달릴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20분 달릴 수 있으면 운동해도 됩니다. 하지만 1분 정도만 달려도 숨이 차다면, 이것은 우리 몸의 근육이 지방을 태우도록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체중이 나갈 때 운동은 할 수 있는 것도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고, 그 결과 몸에서 염증유발물질이 생성됩니다. 이것은 피로감을 유발하고 살을 빼겠다는 모든 의지를 꺾어버립니다. 만약 우리 몸이 지방을 아주 쉽게 포도당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다이어트가 과연 힘들 이유가 있을까요? 그렇지 않죠. 다이어트는 지방이 탄수화물로 전환되는 속도를 점차 빠르게 할 수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너무 힘들어 하는 사람은 처음에는 그냥 운동을 포기하고 다이어트만 하고 어느 정도 식단이 안정되서 이제는 다이어트가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생각될 때, 천천히 아주 천천히 운동량을 늘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초기에 과도하게 살을 빼기 위해서 노력하는데, 이 과정에서 충분히 지방조직에서 지방이 분해되어 에너지로 공급되지 않으면 근육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공급하기도 합니다. 이때 근육이 분해되면서 공급되는 에너지는 너무 작기 때문에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지방조직은 1kg 당 7,700kcal의 에너지를 공급하지만, 근육조직은 약 1300kcal만 공급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다이어트 초기에 무리한 운동은 근 손실만 일어날 뿐입니다. 무리하게 운동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지 않는다면 근육은 가장 나중에 소비되는 에너지입니다. 그러므로 운동은 어느 정도 다이어트가 안정된 다음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것은 평소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단 사람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평소에 운동을 어느 정도 해왔다면 약간씩의 운동을 하는 것이 낫습니다. 이것은 누구의 조언이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더 잘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몇 번의 경험을 통해서 터득할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많은 체중을 감소하겠다는 목표
많은 다이어트가 심각하게 과도한 목표로 예를 들어 한 달에 10kg의 체중감량 등을 제시합니다. 한달에 10kg라면 칼로리로는 약 77,000kcal 이며, 이것을 30일로 나누면 2,560kcal입니다. 이것은 식사를 전혀 하지 않아도 이룰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체중감량을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지방조직에서 공급받아야만 하고, 지방조직은 그 만큼 빠르게 중성지방을 분해해서 유리지방산을 혈액으로 내보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앞서 지속적으로 언급했지만, 체중감량 목표가 한달에 10kg 미만이라도 과도하면 운동선수가 아닌 이상 지방조직에서 지방이 충분히 빠르게 분해되어 나오도록 몸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과정에서 극도의 허기감을 느끼고, 근육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지나친 다이어트에 의한 과도한 스트레스는 면역을 억제하고, 혈액의 혈당을 높이고 추가적으로 혈당을 높이기 위해서 인슐린 저항성이 초래됩니다. 이러한 결과 우리 몸에는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면역독소가 쌓이게 되고, 이것이 축적되면 뇌와 면역계가 서로 포도당을 놓고 갈등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의 항상성이 크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뇌와 면역계는 학습능력이 있어서 다이어트가 끝나고 정상식단으로 돌아와도 이 세팅값이 별로 바뀌지 않게 됨으로써 우리는 요요를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다이어트의 핵심은 어떻게 뇌와 면역계에게 충분한 에너지를 제공하는 가에 초점을 두어야 합니다.
대사적응
다이어트에서 대사적응이란 우리가 다이어트를 하면 섭취 칼로리가 줄기 때문에 대사적응이 일어나 우리가 소비하는 칼로리도 함께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이어트 이후에 정상으로 돌아올 때는 대사적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는 학습능력을 가진 시스템이 2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중추신경계인 뇌이고, 다른 하나는 면역계입니다. 즉, 다이어트는 우리 몸에서 기억을 가진 두 시스템에 모두 영향을 줍니다. 그런데 우리가 다이어트를 하면서 이러한 두 시스템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어차피 칼로리는 줄었고, 두 시스템은 포도당을 확보하기 위해서 서로 갈등을 벌이고 있으며, 근육은 에너지 사용의 후순위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운동을 더해서 지방을 분해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과정에서 추가되어 가중되는 뇌와 면역계의 스트레스에 있어서 대개 뇌가 이깁니다. 그런데 근육이야 안 쓰면 그만이지만, 면역계는 해야 할 일을 안하면 염증유발물질이 축적되고 결국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면역디톡스입니다. 즉 면역계를 더 활발하게 해서 마치 집에서 설거지 하는데 1시간 걸렸다면 친구와 같이 둘이서 하면 30분이면 끝나는 것처럼 면역세포의 기능을 활성화시켜서 면역세포가 해야 할 일을 빠르게 끝내고 남은 에너지를 뇌에게 더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궁극적인 기능의학적 해결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만과 인슐린의 관계에 대해서 오해한다.
많은 다이어트 영상을 보면 한 가지 오해가 매우 일반적입니다. 바로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면 체지방이 축적된다는 이론입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인슐린은 포도당을 지방으로 전환시키기 때문에 인슐린의 농도가 높으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만약 과식을 지속하여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인슐린의 농도도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결국은 인슐린의 반응성이 저하되어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고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포도당의 농도를 갑자기 높일 수 있는 정제당을 먹으면 살이찌고, 통곡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더 좋기로는 저탄고지 식사를 해야 하며, 또한 간식을 간간이 먹는 것도 혈당을 높이기 때문에 다이어트 효과를 낮추는 원인이라고 말합니다.
과거에는 단 음식을 먹으면 당뇨병이 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소변에 당이 섞여 나오기 때문에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지만, 단 음식을 먹는다고 당뇨병이 걸리는 것이 아닙니다. 단 음식 즉 설탕과 같은 정제당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이유는 칼로리 과잉으로 이어져 비만이 되기 쉽고, 비만이 되면 당뇨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건강하고 균형잡힌 식단으로는 정제당이 포함된다고 해도 비만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제당을 많이 먹어도 된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설탕과 같은 정제당을 하루에 칼로리 10%까지 권장합니다. 대략 50g 정도인데 미국 심장학회에서는 5%까지 낮추자고 말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USDA의 식품 피라미드에서 칼로리의 10%를 유지했습니다. 이것이 대략 10티스푼인데, 현재 미국인은 평균적으로 35티스푼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산되었습니다. 이것을 5티스푼으로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 10%로 유지한 것입니다. 누군가에서 설탕에서 얻는 칼로리가 전체 칼로리의 5%가 좋냐, 10%가 좋냐고 물으면 어떤 사람은 큰 차이는 없다고 말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조금이라도 5%가 좋다고 말할 것입니다. 즉 결론은 5%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좋아도 10%와 큰 차이는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인슐린의 농도가 높아지는 정제당을 먹는다고 당뇨병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당뇨병은 주로 만성염증 때문에 생깁니다. 그러므로 건강하고 균형잡힌 식단에서는, 다이어트 계에서 흔하게 말하는 탄수화물 특히 정제당의 섭취로 인한 인슐린 피크가 지방을 축적시켜 인슐린 저항성을 유도한다는 말은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