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숙취가 면역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잘 몰랐습니다. 기존의 개념은 숙취는 간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숙취는 염증, 특히 뇌에 발생한 염증이라는 의견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숙취란 무엇인가?
외국은 숙취를 정의할 때, 이제 술취함과 숙취를 구분 하는데 반하여, 국내에서는 최근까지 숙취와 술취함을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숙취해소 실증시험의 민원인 지침서를 통해서 숙취의 정의가 기존의 정의에서 한 발 나아가 술취함과 숙취를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숙취의 정의
식약처에서 발간한 숙취해소 실증시험을 위한 민원인 지침서에는 숙취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 숙취는 술을 마신 후에 나타나는 두통, 설사, 식욕부진, 오심, 구토, 오한, 식은땀을
뜻하며 객관적인 증상으로는 인식, 운동 능력 저하, 혈액학적 변화 및 호르몬
변화를 일컫는다(Wiese JG. et al., 2000). - 숙취는 한 번 알코올을 섭취한 다음 날에 혈액 내 알코올 농도가 0에 도달하면서
시작되는 신체적 및 정신적으로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부정적 증상으로 정의된다
(Verster JC. et al., 2020). - 숙취 정도는 개인에 따른 편차(유전적 특성), 환경 상태(영양상태, 운동상태, 탈수
정도, 건강 상태)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매우 심하다(Ramchandani VA. et al.,
2001). - 일반적으로 숙취 원인은 탈수, 알코올(에탄올, 메탄올) 및 알코올 대사물(아세트알데
히드, 포름알데히드, 아세톤 등)의 독성, 흡수장애에 의한 영양소(혈당, 비타민,
무기질 등) 결핍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처에서는 숙취의 정의를 애매하게 2가지 서로 다른 주장을 같이 언급했는데, 숙취를 연구하는 AHRG(Alcohol Hangover Reseach Group)에서 정의한 것은 2번째 문장입니다. 즉, 술을 마신 후에 혈중에 알코올이 0으로 도달하여 혈중에는 알코올이 없음에도 나타나는 신체적 정신적인 부정적인 증상입니다.
윗 글의 첫 번째 정의는 사실 숙취가 아니라 술취함에 대한 정의에 더 가깝습니다.
숙취와 술취함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취할 때 까지 마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술을 깨게 하는 제품들은 과음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 결과 신체가 무리를 하게 마련입니다. 반면에 숙취만 제거한다면 오히려 음주후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므로 건전한 음주문화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과도한 음주를 방지하고 숙취만 해소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숙취는 간 때문이 아닐 것 같다.
대개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숙취가 간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상인 기준으로 숙취가 간 때문이라는 증거가 생각보다는 매우 적습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간이 아니라 뇌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혈중 아세트알데히드는 뇌로 올라가는 양이 극히 적거나 없다.
숙취가 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알코올이 분해되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가 뇌로 올라가서 숙취를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것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에서 만들어진 아세트알데히드는 뇌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못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많이 만들어졌다면 뇌에 조금 들어가긴 하겠지만, 혈액에서 뇌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흔히 BBB라고 해서 혈과-뇌-장벽을 거쳐야 합니다. 이 장벽은 매우 우수한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포도당을 비롯한 몇 가지 물질 빼고는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포도당 보다 작기 때문에 충분히 들어갈 것 같은데, 이 BBB에 알데히드 분해효소가 있기 때문에 대부분은 여기서 분해되고 뇌로 거의 못들어간다는 것이 최근의 정설입니다. (출처)
숙취가 심할 때, 혈중 아세트알데히드의 농도는 거의 0이다.
실제로 숙취가 한창 심할 때, 혈중 아세트알데히드의 농도는 거의 0 이며, 숙취 자체의 정의가 혈중 아세트알데히드가 거의 0일 때 발생하는 불쾌한 증상입니다. 그러므로 간에서 분해되서 혈액으로 나온 아세트알데히드는 숙취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숙취는 뇌에서 일어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숙취를 최근에는 뇌에서 발생한 염증으로 보는 시각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증상 자체는 모두 뇌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숙취의 증상은 여러 가지이지만, 그 증상의 공통점은 간이 아니라 뇌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숙취가 두뇌 때문이라는 것은 사실 오래전부터 제안 된 이야기입니다.
숙취원인은?
일반적으로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사람은 숙취가 매우 심합니다. 그러므로 아세트알데히드가 숙취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간에서 만들어진 아세트알데히드는 숙취에 영향을 거의 주지 못하기 때문에 학자들은 아마도 뇌로 들어간 알코올이 만들어내는 아세트알데히드에 의해서 숙취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뇌는 간과는 달리 알코올 분해효소의 활성이 거의 없고, 다른 경로로 인하여 알코올을 산화시키는 데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아세트알데히드도 발생합니다. 이때 발생한 아세트알데히드가 숙취를 일으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뇌로 들어간 알코올이 분해되서 만들어진 아세트알데히드의 직접적인 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아세트알데히드가 유발한 염증 반응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현재는 아마도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에 발생한 염증이 숙취의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세트알데히드는 반감기가 90sec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만큼 반응이 빠르고 강해서 오히려 숙취의 직접적인 원인 보다는 염증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더 강합니다. 그러므로 숙취는 뇌에 생긴 약한 염증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재는 숙취가 뇌에서 발생한 염증이라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발효 부산물도 숙취를 악화시킨다.
발효부산물은 숙취의 유발인자라고 생각되지는 않아도 악화인자로는 생각합니다.
일단 발효부산물로 번역되지만 보통 congener라는 것은 술을 만들 때 생기는 물질이며 아직 정확하게 성분이 무엇인지는 모르고 있습니다. 일부는 아주 소량 들어있는 메탄올의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우리나라에 메탄올이 일부 포함된 발효음료를 먹어도 숙취가 그렇게 심해지지 않는다는 면에서 메탄올은 아닐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술을 섞어 마시면 숙취가 심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개 도수가 높은 술은 발효부산물이 적은 편인데 도수가 낮은 술을 섞으면 두 가지가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장 내에서 들어온 LPS도 숙취의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나?
음주를 하면 건강한 사람이라도 장으로 부터 들어온 LPS에 의해서 전신의 약한 염증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숙취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그러나 LPS가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유발인자는 아니지만 악화인자가 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즉 직접적인 숙취와는 관련이 없지만, 우리 몸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에 아무래도 영향을 주기는 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LPS가 숙취에는 영향이 적을 수는 있어도, 알코올 중독에는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론
숙취는 염증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특히 뇌에서 일어나는 염증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Muggironi, G., Fois, G. R., & Diana, M. (2013). Ethanol-derived acetaldehyde: Pleasure and pain of alcohol mechanism of action. Frontiers in Behavioral Neuroscience, 7. https://doi.org/10.3389/fnbeh.2013.00087
van de Loo AJAE, Mackus M, Kwon O, Krishnakumar IM, Garssen J, Kraneveld AD, Scholey A, Verster JC. The Inflammatory Response to Alcohol Consumption and Its Role in the Pathology of Alcohol Hangover.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2020; 9(7):2081. https://doi.org/10.3390/jcm9072081
Eckert, Marc et al. (2007) “Acetaldehyde” in Ullmann’s Encyclopedia of Industrial Chemistry, Wiley-VCH, Weinheim. doi:10.1002/14356007.a01_031.pub2
Sturm, R., Haag, F., Janicova, A., Xu, B., Vollrath, J. T., Bundkirchen, K., Dunay, I. R., Neunaber, C., Marzi, I., & Relja, B. (2022). Acute alcohol consumption increases systemic endotoxin bioactivity for days in healthy volunteers—With reduced intestinal barrier loss in female. European Journal of Trauma and Emergency Surgery, 48(3), 1569–1577. https://doi.org/10.1007/s00068-021-016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