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웰니스의 세계에서는 수많은 주장과 추천이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그 중에서도 ‘비타민 C는 면역력을 강화한다’는 주장은 아마도 우리 모두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비타민 C의 추종자 들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주장이 과학적으로 얼마나 타당한지 함께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비타민 C가 면역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중요한 것은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가라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은 의견이 다릅니다.
현재 youtube 에서 비타민 C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하는 많은 분들은 3 부류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 영양학적으로 필요한 이상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 도움은 되지만 하루에 500mg 이상을 섭취할 필요가 없다.
- 비타민 C는 메가 도즈가 더 효과적이고 의미가 있다.
비타민 C는 면역기능 이전에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비타민 C의 기능
비타민 C의 화학명은 아스코브르 산입니다. 영어로는 ascorbic acid 로 쓰며, 비타민 C가 포함된 효소 반응을 통해서 신경전달물질을 합성하기도 합니다. 또한 비타민 C는 콜라겐 합성에 필요합니다. 이렇게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영장류 그리고 기니픽은 비타민 C를 합성하지 못합니다. 비타민 C가
- 콜라겐 합성: 비타민 C는 콜라겐의 합성과정에 필수적입니다. 콜라겐은 피부, 연골, 뼈, 혈관, 그리고 다른 많은 조직의 주요 단백질 구성 요소입니다. 여기서 비타민 C는 프롤린과 라이신의 하이드록실화 반응을 촉진하는 프롤릴 4-하이드록실라아제와 리실 5-하이드록실라아제와 같은 효소의 활성을 돕습니다. 특히 콜라겐은 상피세포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주며, 이것은 세균이 우리 몸을 침입할 때, 첫번째 마주치는 장벽인, 물리적인 장벽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효과가 상처가 발생했을 때, 상처의 치유를 빠르게 해줄 수 있습니다. 이는 각질세포와 섬유아세포가 상처의 딱지를 더 원할하게 합성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 카르니틴 합성: 비타민 C는 카르니틴의 합성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카르니틴은 지방산을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로 운반하여 에너지 생산에 기여합니다.
- 뇌의 신경전달물질 합성: 비타민 C는 도파민-베타-하이드록실라아제를 활성화시켜, 도파민을 노레피네프린으로 변환하는 과정을 도와줍니다. 이 신경전달물질들은 뇌에서 기분과 행동을 조절하는 데 중요합니다.
- 페로독시나아제 (Fe2+를 Fe3+으로 변환): 비타민 C는 철의 흡수에도 관여합니다. 철이 장에서 흡수되려면 페로독시나아제의 도움으로 Fe3+가 Fe2+로 변환돼야 하는데, 비타민 C는 이 과정을 도와줍니다.
- 면역계 강화: 다양한 면역세포의 기능을 강화하고, 특히 탐식세포와 T-세포와 같은 백혈구의 활동을 증가시킵니다. 탐식세포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병원체를 “먹어버리는” 세포로, 우리 몸을 보호하는 첫 번째 방어선입니다. 이들 탐식섹포에는 대식세포, 단핵구, 호중구가 대표적인데, 이들은 활성산소를 분비하여 병원균을 죽입니다. 이때 세포내에서도 피해가 발생하는 데, 이러한 피해를 줄이는 데 비타민 C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효과 때문에 감염이 발생하면 비타민 C의 농도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비타민 C는 T세포와 NK세포의 증식에도 기여를 합니다.
- 항산화제: 비타민 C는 세포를 자유 라디칼로부터 보호하는 강력한 항산화제로 작용하여, 여러 질병의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면역계를 강화하는 기능만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비타민 C의 평가 – 감기
비타민 C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마다 상당히 다릅니다. 우선 비타민 C가 면역계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임상적인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비타민 C와 감기와의 관계는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비타민 C가 감기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오랜 기간 논란이 있었다. 최근 발표된 코크란리뷰에 의하면 감기 걸린 소아가 규칙적으로 비타민 C를 복용해 왔다면 감기 이환 기간이 14% (7-21%) 짧았다. 특히 소아에서 1-2 g 비타민 C를 매일 보충하였을 때 감기 기간이 18% 줄었으며 감기증상의 중증도도 감소하였다. 하지만 감기가 발생하였을 때 비타민 C를 투여하여 치료효과를 본 연구에서는 결과의 일관성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비타민 C를 복용하는 경우 감기의 빈도와 중증도를 낮추어 주는 효과가 일관성이 있기 때문에 개인 차원에서 감기 환자가 비타민 C를 복용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감기의 약물요법, J Korean Med Assoc. 2015 Feb;58(2):147-153. Korean.
사실 딱 이 정도의 효과입니다. 비타민 C를 섭취해도 감기가 걸리는 것은 별 차이가 없지만, 증상은 조금 완화된다는 것입니다. 감기를 앓는 기간이 5일에서 4일로 줄어든다고 해서 그것이 의미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개개인이 판단할 문제이며, 일반적으로 약간 도움을 준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비타민 C의 장점의 하나는 매우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감기에 걸렸다면 비타민 C를 섭취하는 것은 권장할 만합니다.
비타민 C와 항암효과
비타민 C의 항암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위의 자료에서 보듯이 비타민 C가 관련된 반응에서 항암효과와 관련된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므로 비타민 C가 항암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근거가 매우 부족한 주장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국내 명승권 박사의 주장이 신뢰할 만 합니다.
국립암센터 암역학연구과 명승권 박사는 고용량 비타민 C 요법의 효과는 가설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명 박사는 “비타민 C의 효과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대상자수나 조건에 따라 임상 결과가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만큼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반복적인 결과가 있어야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합성 비타민 C가 천연 비타민 C만큼 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는 일관성 있는 연구 결과가 없다는 것. 또 고용량 비타민 C 요법에 대한 무작위 대조 임상 자료가 거의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2007년 JAMA에 비타민 보충제와 관련된 47편의 임상을 메타분석한 논문이 발표됐다. 결과 비타민 보충제를 먹은 사람들이 전혀 먹지 않은 사람보다 오히려 사망률이 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명 박사는 “이후 22편의 임상을 메타분석한 논문에서도 비타민 보충제를 먹은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간에 암 발생에 차이가 없었다(Annals of Oncology, 2009)”고 부연했다.
출처 : 메디칼업저버(http://www.monews.co.kr)
고려할 점
비타민 C는 야채와 과일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하루에 5 서빙(접시)을 권장합니다. 서빙이라는 것은 한 번에 섭취하는 양을 의미하는 데, 영양학에서는 각 과일마다 1인분이 정해져 있으며, 우리가 먹는 1인분과는 다른 학술적인 단위입니다. 그런데 5 서빙을 섭취하기는 한국인도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국민영양조사 결과로 국민 57%가 비타민 C를 권장 섭취량 보다 낮게 섭취하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보고가 거의 없지만, 영국에서는 NHS에 보고된 바에 의하면 2008년에 61건의 괴혈병 사례가 보고되었고, 2021년에는 161건으로 점차 늘어가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비타민 C의 권장섭취량은 괴혈병을 막고 백혈구의 비타민 C의 농도를 최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양으로 75mg을 생각하고 권장 섭취량은 100mg 입니다. 이것은 영국의 40mg/일 보다는 높은 편입니다.
비타민 C의 메가 도즈 요법을 하는 분은 다른 항산화제와 같이 드시지 말기 바랍니다. 항산화제는 두 가지가 섞여 있으면 하나의 기능이 약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항산화제를 드신다면 비타민 C와 시간차를 두고 드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TMI
비타민 C가 널리 퍼지게 된 이유는 라이너스 폴링 박사의 주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라이너스 폴링은 고등학교 화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전기음성도라는 개념을 만든 분이기도 하고, 특히 구조 화학의 당시 최고 1인자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단백질과 DNA의 구조 중에서 DNA의 구성 성분이 단순하기 때문에 먼저 구조가 밝혀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단백질의 구조를 먼저 밝힌 사람입니다. 그는 DNA의 구조를 밝힌 왓슨 클릭과 DNA 구조를 밝히는 경쟁을 했으나, 라이너스 폴링이 가진 DNA가 순수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밀도가 높았기 그는 이중나선의 구조대신 3중나선 구조를 제시했지만 이것이 틀린 것으로 밝혀지고 대신 노벨상은 이중나선을 밝힌 왓슨과 클릭에게 돌아갑니다. 라이너스 폴링은 DNA 구조를 밝히지 못한 이유가 순수 정제된 DNA로 얻은 X-ray 회절 사진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인데, 이것은 영국의 로저랜드 플랭클린이 얻어낸 것입니다. 이것은 그가 반핵운동을 했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비자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것 때문에 대신 노벨 평화상을 받습니다. 만약 라이너스 폴링이 그X-ray 회절 사진을 봤다면 왓슨, 클릭 보다 먼저 이중 나선 구조를 먼저 제시했을 것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것은 라이너스 폴링은 일단 질러놓고 보는 식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는 것이고 그것의 대표적인 사례가 또한 그의 3중나선 논문이고, 또 하나가 비타민 C 관련 연구 임상입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이 과연 이렇게 엉터리 주장을 할 수가 있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노벨상 수상자가 엉뚱하거나 사이비 주장을 말하는 사례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주장을 표현하는 단어로 “노벨병”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라이너스 폴링과 비타민 C는 노벨병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의견
많은 youtube나 일부 의사들이 비타민 C가 매우 중요한 것 처럼 이야기 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비타민 C의 부족현상이 나타나지는 않고 있으며, 감염이 있는 경우에는 비타민 C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타민 C가 암을 고친다는 주장은 아직까지 거의 근거가 없는 주장이며 특히 메가도즈 요법이 항암효과가 있다는 것은 근거가 거의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입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분당 서울대 병원에서 영상으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 정보가 가장 권위있는 정보입니다.
다만 삶의 질의 개선 정도의 약간 기대를 가지고 섭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정말로 면역력을 높여서 항암 효과를 기대한다면, 면역증강제 제품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면역증강제는 지금까지 비록 큰 효과가 없었기는 했지만 의약품 항암제로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과거보다 더 높은 활성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제품 중에서 우수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참고자료
비타민C 메가도스(과량 섭취)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 [유사의학 vs 분당서울대병원]
Judson, Horace Freeland. 창조의 제8일. 서울: 범양사, 1984. (왓슨의 <이중나선> 보다는 이 책이 DNA 구조를 밝히는 과정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Watson, James D. 이중나선. 서울: 전파과학사, 2010. (<이중나선>은 국내에서 번역된 과학 서적 중에서 가장 번역이 잘된 책으로 명성이 높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