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채널에서 다이어트 식품들은 연구근거가 부족하니 먹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또 일부 사람들은 의학이나 약학 관점에서 보면 근거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다이어트 제품들이 근거가 아예 없이 연구되거나 개발되지 않으며, 의약품이 아닌 식품이기 때문에 당연히 여러 연구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메타분석으로는 다이어트 효과가 미미한 수준으로 나온다고 말합니다. 또한 의약품이 아닌 식품이기 때문에 드시는 분의 체질이나 몸 상태에 따라 효과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다이어트 제품은 속는 셈치고 먹어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본다고 합니다.
물론 이 두 가지 입장을 모두 이해하지만, 이 두가지 입장에 대해서 검토해 보겠습니다.
임상시험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매년 유방암 검사를 받는 것이 여성의 수명을 증가시킬까요? 아니면 안 받고 모르고 사는 것이 더 오래 살까요? 진단으로 검사를 하면 조기진단이 가능해지고 조기진단으로 암을 치료할 경우 수명이 연장되기 때문에 당연히 유방암 진단을 받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나이부터 하면 좋을까요? 어리면 어릴 수록 좋지 않을까요? 뭐 대략 30살부터?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이야기인데, 이 간단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임상시험을 최소한 7번을 해야만 했고, 지금은 여러 건의 임상이 추가되서 아마 10번 정도는 했을 것입니다. 제가 간단한 것 처럼 말했지만, 임상시험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이것이 사실상 임상이 거의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임상을 하려면 진단을 받는 사람과 진단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서로 충분히 존재해야 하고, 그 인구가 가능하면 한 곳에서 살아서 추적이 가능해야 하는 등 여러가지 제한 조건이 걸립니다.
이 임상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첫번째 임상은 사실 대조군이 없이 진행되고 대조군을 상상으로 추정해서 발표했다가 나중에 혹독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하고 복잡한 논의는 이 블로그에서 다루는 범위를 벗어나지만, 이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알고 싶으신 분은 “암 : 만병의 황제의 역사”(1)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책에 자세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문제는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55세 이하의 젊은 사람은 오히려 암을 조기 진단받았을 때 장점이 없었고, 그 이상의 나이에서는 조기진단의 혜택이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이에 맞춰서 유방암의 조기진단의 시작 나이를 늦췄습니다. 그리고 이 연구 결과가 나오는 데, 특히 최초로 믿을만한 연구 결과가 나온 임상시험은 스웨덴 말뫼에서 진행된 것인데, 그 임상자료가 믿을만하게 나오는데 만 26년이 걸렸습니다.
한 번 말뫼에서 연구 결과가 나오자 이어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2).
그런데 여기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었습니다. 당시 기사는 맘모그래피가 유방암 환자의 수명을 증가시키지 못한다는 기사가 나오자 사람들은 이것을 어떻게 해석했냐면 맘모그래피가 감도가 떨어져서 그렇다고 착각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과거의 일이지 지금은 MRI 등으로 확진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전히 조기진단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젊은 여성에 대한 조기진단이 가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맘모그래피로 유방암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고 유방암 조기진단에서 이상한 결과가 나오면 결국 조직검사까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가 쉽게 임상시험 해보면 되는 것을 가지고 임상시험도 안 했다고 말하지만, 막상 임상시험을 해보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그런 결과를 얻기 까지는 제가 생각할 때는 효과가 있는 제품도 수십년이 걸려야 제대로 된 논문이 모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현실인데, 임상시험 결과 없어서 못믿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2. 많은 제품이 최소한 동물실험에서 근거를 가지고 있다.
훌륭한 임상결과가 없다면 메타분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질문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믿고 있는 그 주장은 도대체 근거가 무엇이냐? 그 주장에 대한 입증책임은 당신이 져야 하는 것이고, 그 입증이 되지 않으면 결국 그 주장은 근거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이 사실 일부는 맞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바로 증거 수준이 낮은 증거가 과연 증거가 되지 않는가 라는 의문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증거수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즉 증거수준에는 아주 낮은 수준에서 부터 아주 높은 수준까지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높은 수준의 증거가 있을 때 낮은 수준의 증거를 기반으로 반박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가장 높은 수준의 증거를 바탕으로 의사들의 치료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만약에 그런 수준 높은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서 부터는 위험성과 잠정적인 이익을 비교해서 평가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증거가 낮은 수준의 제품은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혹시라도 하는 기대를 가지고 낮은 수준의 증거수준의 제품이라도 선택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암환자와 같이 자기 생명과 관련된 경우라면, 그리고 피해가 없는 제품이라면 증거수준이 낮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결코 바보같은 판단이 아니라 오히려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것입니다. 즉 약간의 가능성이라도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당연한 결정입니다.
물론 이러한 것에는 전혀 피해가 없다는 것을 가정했지만, 저는 경제적인 손실도 피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차피 사용할 수 있는 실손보험이 있고,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효과 낮은 치료법이 여러가지가 있고, 다만 효과가 낮을 것 같지만 피해가 낮다면 저라면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타당한 증거수준을 가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증거수준이 낮은 증거라고 해도 그러한 증거가 있다는 것을 무시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엄밀히 말하면 그것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판단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들에게 아주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서 비전문가인 그들이 혹하는 마음이 아니라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3. 다이어트 제품은 광고는 대부분 잘못되어 있다.
다이어트는 한 가지 방법 밖에 없습니다. 칼로리 제한입니다. 그런데 마치 특정 다이어트 제품만 섭취하면 살이빠진다고 주장하는 것은 저는 명백히 거짓말이거나 과장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었다면 당연히 칼로리를 제한하는 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고 그것이 어떻게 해서 도움을 주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가르시니아는 칼로리 제한이 아니라, 지방으로 저장되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런데 결국 방해해도 지방으로 저장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르시니아를 먹어도 소비자가 칼로리 제한을 하지 않으면 결국 살이 빠질 리가 없는 것입니다. 아니면 가르시니아를 먹으면 운동하는 것이 더 쉬워져요. 뭐 이런 식으로 주장해야 더 설득력이 있가나, 다이어트 중에 덜 배고파요라고 말한다면 저는 그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키토산이 지방을 흡착해서 변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다이어트가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칼로리 제한을 요구하지 않았으면 배고프기 때문에 음식을 더 먹으면 그만입니다. 처음에야 키토산의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배고프면 더 먹겠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키토산이 지방흡착효과가 큰 의미를 가질 때는 식단을 엄격하게 조정할 때 뿐입니다. 하지만 광고를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를 하는 중에 과식을 하고, 그 과식이 주로 지방이 풍부했다면 그날 식사전에 키토산을 섭취하는 것은 당연히 바람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부 건강기능식품의 임상결과는 신뢰도는 낮지만 효과가 높은 결과를 보여주기는 합니다. 저는 당연히 그들이 칼로리 제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대조군의 사람들은 칼로리 제한을 못하고 왜 시험군에서는 칼로리 제한이 되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냥 효과가 있다고 말하면 안된다고 봅니다.
하다못해 이 제품은 피로가 줄어들어요 그래서 다이어트가 쉬워서 포기하지 않아요. 뭐 이런 식으로라도 말해야 되는 것이죠.
하지만 지금 많은 다이어트 제품은 마치 마법의 약처럼 말해진다는 것이 사실이고 그런 면에서 많은 다이어트 약이 시중에서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 Mukherjee, Siddhartha. 암. 서울: 까치글방, 2011. p.322-337.
- “맘모그래피 검진 유방암사망 저감효과 없다”
- ’40대女, 맘모그래피 정기검진 득보다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