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 Pennington과 DuPont Diet: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산업의학적 기원
발행: 2026-05-19 · 최종 업데이트: 2026-05-19
Alfred W. Pennington이 듀폰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도한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을 역사적으로 정리하고, 폐쇄식 스파이로미터와 호흡상 같은 당시 대사 측정 기술의 의미와 한계를 비평적으로 살펴봅니다.
듀폰 회사에서 시작된 다이어트 이야기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역사는 대개 Atkins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말해집니다. 그러나 Atkins 이전에 중요한 연결고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Alfred W. Pennington과 E. I. du Pont de Nemours & Co., 즉 듀폰 회사에서의 비만 관리 경험입니다.
먼저 이름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혼동을 정리해야 합니다. 여기서 다루는 Alfred W. Pennington은 Eric Ravussin, George Bray, Claude Bouchard 등이 활동했던 Pennington Biomedical Research Center의 이름에 들어간 Pennington이 아닙니다. 그 연구소 이름은 루이지애나의 사업가이자 후원자인 Claude Bernard "Doc" Pennington에서 온 것입니다. 두 사람은 모두 비만·영양 연구의 역사에서 Pennington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지만, 서로 다른 인물입니다.
Pennington은 1940년대 듀폰의 의료 부문에서 일하면서 회사 직원들의 비만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당시 산업의학은 단순히 직업병만 보는 분야가 아니었습니다. 대기업은 직원의 건강, 결근, 생산성, 보험 비용을 관리해야 했고, 비만도 그 관리 대상 중 하나였습니다. 비만은 개인의 미용 문제가 아니라, 작업 능력과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는 산업 보건 문제로 읽히기 시작했습니다.
이 배경이 중요합니다. Pennington의 실험은 대학 병원의 엄격한 무작위 임상시험이 아니라, 회사라는 실제 생활 환경에서 나온 임상 경험에 가까웠습니다. 듀폰 직원들은 대사병동에 갇혀 음식을 받는 연구 참가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일하고, 회의하고, 외식하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식단 지시를 따라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두 얼굴을 가집니다. 한쪽에서는 현대 저탄수화물 식단의 중요한 선구적 장면입니다. 다른 쪽에서는 통제되지 않은 임상 경험이 대중적 다이어트 이론으로 커져 가는 위험한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Pennington이 본 문제: 적게 먹으라는 처방의 실패
Pennington이 문제 삼은 것은 당시의 표준적인 저열량 처방이었습니다. 비만인 사람에게 적게 먹으라고 하면 이론적으로는 체중이 줄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 진료에서는 배고픔, 피로감, 순응도 저하, 체중 재증가가 반복되었습니다.
Pennington은 여기서 질문을 바꾸었습니다. 비만인이 살을 빼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히 의지 부족일까? 아니면 지방 조직에서 저장된 지방을 충분히 동원하지 못하는 대사적 문제가 있을까?
그는 비만을 일종의 지방 동원 장애로 보려 했습니다. 몸 안에는 이미 많은 에너지가 지방 형태로 저장되어 있지만, 그 지방이 충분히 혈중으로 풀려 나오지 않으면 몸은 여전히 배고픔과 에너지 부족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 관점에서는 비만 치료의 핵심이 단순히 위장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지방 조직에서 저장 에너지를 꺼내 쓰게 만드는 일이 됩니다.
이 가설은 당대의 칼로리 중심 비만관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동시에 매우 매력적인 설명이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환자의 실패를 "덜 참아서"가 아니라, 잘못된 대사 상태와 잘못된 식단 처방의 문제로 다시 해석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DuPont Diet: 칼로리 제한보다 탄수화물 제한
Pennington의 식단은 대략 다음과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 탄수화물을 강하게 제한한다.
- 단백질을 충분히 먹는다.
- 지방 섭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 칼로리는 엄격히 세지 않는다.
- 배고픔 없이 체중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식단은 나중에 대중적으로 DuPont Diet 또는 Pennington Diet로 불렸습니다. 핵심은 “지방을 먹으면 살찐다”는 직관을 거꾸로 뒤집는 데 있었습니다. Pennington은 지방을 충분히 허용하면 식욕이 안정되고, 탄수화물 제한으로 지방 산화가 늘며, 결과적으로 환자가 자연스럽게 덜 먹거나 저장 지방을 더 잘 쓸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오늘날의 언어로 바꾸면, 그는 에너지 섭취량만 보는 대신 식욕 조절, 연료 선택, 지방 산화, 대사 적응을 함께 보려 했던 셈입니다. 이 점은 분명히 앞선 통찰이었습니다. 비만 치료에서 “칼로리만 줄이면 된다”는 단순한 처방이 실제 사람에게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은 지금도 반복해서 확인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심해야 합니다. Pennington의 식단이 칼로리 계산을 강조하지 않았다고 해서, 에너지 균형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는 훗날 JAMA 편지에서 자신이 체중감량에 필요한 에너지 적자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고 방어했습니다. 그의 주장은 “칼로리가 무의미하다”가 아니라, “탄수화물 제한이 저장 지방의 동원과 식욕 조절을 통해 에너지 적자를 더 견딜 만하게 만들 수 있다”에 가까웠습니다.
이 구분은 중요합니다. 이후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의 대중적 해석은 종종 “칼로리는 상관없다” 쪽으로 기울었지만, Pennington 자신은 적어도 논문과 편지에서는 그렇게 단순하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측정 기술: 폐쇄식 스파이로미터와 호흡상
Pennington 시대의 대사 연구를 이해하려면, 당시 연구자들이 무엇을 측정할 수 있었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지금처럼 이중표식수, 전신 대사챔버, DXA, MRI, 연속혈당측정기, 혈중 대사체 분석을 동시에 쓰던 시절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기초대사량 측정에는 폐쇄식 스파이로미터(closed-circuit spirometer) 같은 장비가 널리 쓰였습니다. 피험자는 산소가 들어 있는 폐쇄 회로 안에서 호흡하고, 내쉰 이산화탄소는 소다라임 같은 흡수제로 제거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장치 안의 산소량이 줄어드는데, 이 감소량을 통해 산소 소비량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산소 소비량은 열 생산, 즉 에너지 소비량을 추정하는 데 쓰였습니다. 이것이 간접열량측정(indirect calorimetry)의 기본 원리입니다. 사람이 영양소를 산화해 에너지를 만들 때 산소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므로, 호흡 가스의 변화를 보면 대사율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호흡상(respiratory quotient, RQ)이라는 개념이 붙습니다. RQ는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을 소비한 산소량으로 나눈 값입니다.
- RQ가 1.0에 가까우면 탄수화물 산화 비중이 큽니다.
- RQ가 0.7에 가까우면 지방 산화 비중이 큽니다.
- 단백질 산화는 별도 보정이 필요합니다.
저탄수화물 식단을 먹으면 RQ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은 몸이 탄수화물보다 지방을 더 많이 산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Pennington 같은 연구자에게 이 수치는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면 실제로 몸이 지방 연료 쪽으로 이동한다는 생리학적 그림을 제공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측정에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폐쇄식 스파이로미터는 주로 안정 상태의 산소 소비량을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측정하는 장비였습니다. 하루 전체의 에너지 소비, 식후 열생산, 활동량 변화, 무의식적 움직임, 장기적인 식욕 변화를 포착하기 어렵습니다. RQ 역시 “지금 어떤 연료를 더 태우는가”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체지방이 얼마나 줄었는가”를 그대로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이 점은 현대 논쟁에서도 반복됩니다. 저탄수화물 식단은 지방 산화를 늘립니다. 그러나 지방 산화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체지방 감소가 더 크다고 결론낼 수는 없습니다. 체지방 변화는 들어온 에너지, 나간 에너지, 저장과 동원의 균형에서 결정됩니다. Pennington 시대의 장비는 이 균형의 일부를 보여주었지만, 전체를 닫힌 체계로 측정하지는 못했습니다.
Pennington의 통찰과 착시
Pennington의 강점은 비만을 정적인 산수 문제가 아니라 동적인 생리 문제로 보았다는 데 있습니다. 그는 “먹은 칼로리 - 쓴 칼로리”라는 식만으로는 환자가 왜 배고프고, 왜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왜 감량 뒤 유지가 어려운지 설명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문제의식은 지금도 유효합니다. 같은 열량 제한이라도 식단 구성에 따라 포만감, 식욕, 혈당 변동, 인슐린 반응, 음식 선택, 순응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체중감량에서 중요한 것은 실험실의 에너지 방정식만이 아니라, 사람이 그 식단을 지속할 수 있는가입니다.
그러나 Pennington의 해석에는 착시도 있었습니다. 그는 탄수화물 제한이 지방 동원을 촉진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그 효과가 체중감량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했습니다. 특히 자유섭취 식단에서 체중이 줄었다면, 그것이 대사적 우위 때문인지, 식욕 감소와 식품 선택 제한으로 총섭취량이 줄었기 때문인지 분리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듀폰 경험의 핵심 한계입니다. 회사 직원들이 체중을 줄였다는 사실은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저탄수화물 식단은 칼로리와 무관하게 지방을 태운다”는 결론을 낼 수는 없습니다. 무작위 배정, 대조군, 정확한 섭취량 측정, 활동량 통제, 체성분 분석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Pennington은 옳은 질문을 던졌지만, 그 질문에 답할 도구는 아직 충분히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왜 이 이야기가 Atkins로 이어졌는가
Pennington의 아이디어는 1950년대 이후 여러 형태로 퍼졌고, 나중에 Robert Atkins의 저탄수화물 식단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Atkins는 1970년대에 저탄수화물 식단을 대중적 다이어트 운동으로 만들었지만, 그 이전에 Pennington은 이미 고지방·고단백·저탄수화물 식단이 비만 치료에 실용적일 수 있다는 임상 서사를 제공했습니다.
이 계보에서 흥미로운 점은,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처음부터 단순한 체중감량 기술이 아니라 비만의 원인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이론 논쟁과 함께 움직였다는 점입니다.
비만은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기는가? 아니면 특정한 식단 환경이 지방 저장과 식욕 조절을 바꾸기 때문에 생기는가? 탄수화물은 단순한 열량원인가, 아니면 지방 동원과 저장을 조절하는 대사 신호인가?
Pennington은 이 질문들을 임상 현장으로 끌고 들어왔습니다. 문제는 이 질문들이 매력적일수록, 대중적 다이어트 서사에서는 더 쉽게 단순화된다는 점입니다. “탄수화물이 문제다”라는 문장은 “식단 구성은 식욕과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보다 훨씬 잘 팔립니다.
현대 연구로 다시 보면
현대 대사 연구는 Pennington의 질문을 더 정교한 장비로 다시 묻고 있습니다. 대사병동 연구는 실제 섭취량을 통제할 수 있고, 대사챔버는 24시간 에너지 소비와 호흡상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DXA와 MRI는 체지방과 제지방, 내장지방과 간지방을 구분합니다. 이중표식수는 자유생활 환경에서의 총에너지소비를 추정합니다.
이런 연구들은 Pennington의 직관 중 일부를 지지하고, 일부는 제한합니다. 저탄수화물 식단은 단기적으로 식욕을 낮추고, 체중을 줄이고, 중성지방이나 혈당 지표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이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에게는 실용적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열량 조건에서 저탄수화물 식단이 항상 더 큰 체지방 감소를 만든다는 주장은 훨씬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Kevin Hall의 대사병동 연구들이 보여주듯, 인슐린과 지방 산화의 변화가 곧바로 큰 “대사적 보너스”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현대적 결론은 Pennington을 완전히 폐기하는 것도, 영웅으로 세우는 것도 아닙니다. 그는 비만 치료에서 식단 구성과 식욕, 지방 동원이라는 문제를 일찍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듀폰 경험은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가설 생성적 관찰에 가깝고, 강한 인과 결론을 내리기에는 부족합니다.
결론: 중요한 출발점, 불충분한 증거
Pennington과 DuPont Diet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역사에서 중요한 장면입니다. 이 이야기는 Atkins 이전에 이미 의사들이 칼로리 제한의 실패와 환자의 배고픔, 지방 동원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이 역사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대사 측정 장비가 등장하고, RQ와 산소 소비량 같은 수치가 생기면 이론은 갑자기 과학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측정이 있다는 것과 충분히 통제된 검증이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폐쇄식 스파이로미터는 산소 소비량을 보여줄 수 있었지만, 자유생활 식단의 총섭취량과 장기 체지방 변화를 완전히 설명하지는 못했습니다.
Pennington의 진짜 가치는 “칼로리는 틀렸다”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섬세한 질문에 있습니다.
왜 어떤 식단은 사람을 계속 배고프게 만들고, 어떤 식단은 비교적 쉽게 덜 먹게 만드는가?
이 질문은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 다만 그 답은 하나의 영웅적 식단 이름이 아니라, 식욕, 식품 환경, 대사 상태, 측정 기술, 장기 순응도를 함께 보는 연구 속에서만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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