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기아실험(Minnesota Starvation Experiment)은 인간의 신체와 정신이 극단적인 칼로리 제한 상태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된 역사적인 연구입니다. 이 실험은 단순히 학문적 호기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기근에 시달리는 유럽인들을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한 절박한 필요성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실험결과 극단적인 칼로리 제한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미네소타 기아실험의 배경과 목적
1944년, 전쟁이 끝나갈 무렵, 유럽 전역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극심한 기근으로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미네소타대학교의 생리학자 앤셀 키스(Ancel Keys)와 그의 연구팀은 기아 상태가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기근 생존자를 효과적으로 회복시키는 방법을 찾기 위한 실험을 기획했습니다.
이 실험의 주요 목적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기아 상태가 인간의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영향 이해.
- 기아에서 회복하기 위한 최적의 영양 및 식이 전략 개발.
실험의 진행 과정
이 실험은 1944년 11월부터 1945년 12월까지 1년간 진행되었으며, 총 36명의 남성이 참가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전쟁 중 복무를 거부한 대체복무자로,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였습니다. 실험은 세 단계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미국인들의 평균 체격은 약 178cm 이고 체중은 70~75kg 이었습니다. 이들의 BMR은 1,800~2,000kcal 정도로 추정됩니다.
1. 12주간의 관찰기
참가자들은 하루 약 3,200kcal를 섭취하며 신체 상태와 행동을 관찰 되었습니다. 이 단계는 참가자들의 기본적인 건강 지표를 측정하고, 칼로리 제한이 시작될 준비를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2. 24주간의 기아기
실험의 핵심 단계로, 참가자들은 하루 약 1,560kcal를 섭취하며 매주 약 35km를 걷는 수준의 고강도 활동을 유지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이들은 지속적으로 체중이 감소하고 신체와 정신에 심각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3. 12주간의 회복기
기아기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손상을 복구하기 위한 회복 단계로, 다양한 칼로리 및 영양소 조합의 식단이 제공되었습니다. 이 단계는 회복이 얼마나 걸리며 어떤 식단이 가장 효과적인지 알아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실험 결과: 신체적, 정신적 변화
실험결과를 보면, 체중감량이 24주에 걸쳐서 25% 정도 일어났습니다. 이 값이 언듯 보면 작을 수가 있지만, 우리가 보통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고도 비만인 경우가 많아서 그렇지, 거의 정상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므로 이는 매우 심각한 수준까지 체중감량이 일어난 것입니다.
1. 신체적 변화
기아 상태는 참가자들의 신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 체중 감소: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체중의 약 25%를 잃었습니다.
- 심박수와 대사율 감소: 신체는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생리적 기능을 낮췄습니다.
- 추위에 민감: 지방 조직 감소로 인해 체온 유지 능력이 저하되었습니다.
- 부종 발생: 다리와 발에 물이 차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2. 정신적 변화
기아는 정신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 우울증과 불안 증가: 대부분의 참가자가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졌습니다.
- 식품에 대한 집착: 음식과 관련된 강박적인 행동(요리책 읽기, 음식 그림 그리기 등)이 늘었습니다.
- 사회적 고립: 참가자들은 타인과의 교류를 줄이고, 자신의 상태에 몰두했습니다.
- 성욕 감소: 극심한 칼로리 제한이 생리적 욕구를 억제했습니다.
3. 회복의 어려움
회복기에 단순히 칼로리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신체적, 정신적 상태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 고칼로리 식단이 제공되어야 체중과 신체 기능이 복구되었습니다.
- 정신적 회복은 신체적 회복보다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실험의 의의와 교훈
미네소타 기아실험은 인간의 신체와 정신이 기아 상태에서 어떤 영향을 받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기근 생존자, 섭식 장애 환자, 그리고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경험하는 사람들을 위한 치료와 회복 방법이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1. 섭식 장애와 다이어트의 위험성
- 극단적인 칼로리 제한은 신체적 손상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체중 감량은 단순히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신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적절히 공급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2. 기아 상태에서 회복의 중요성
- 기아 상태에서 회복하려면 단순히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을 넘어 영양 균형과 심리적 안정이 필요합니다.
- 회복 과정은 시간이 걸리며, 무리한 속도를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날의 시각: 비판과 반성
미네소타 기아실험은 현대 영양학과 심리학 발전에 기여한 중요한 연구로 평가받지만, 오늘날의 기준에서는 비윤리적이라고 지적받기도 합니다. 참가자들은 극심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당시 연구윤리가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실험이 가능했습니다.
기아실험에서 1600kcal의 섭취는 일반인들의 다이어트를 할 경우에 섭취하는 열량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들이 매주 35km를 걸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매우 부족한 열량이라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앤셀 키스는 기아 실험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고, 그만큼 혹독하고 잔인하니 결코 반복하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그는 연구원 중 1명이 “내가 이 청년들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걸까요? 이 정도로 가혹한 실험인지는 몰랐어요”라고 말했을 때 무척 당황했고 시간이 갈수록 괴로움은 깊어졌다고 합니다(비만백서 071쪽)
미네소타 기아 실험에 대한 오해
많은 사람들이 이 실험을 이용해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이 실험자들이 섭취한 1,600 칼로리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라는 것인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실험 과정에 초기에 섭취한 칼로리가 3,200칼로리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들이 먹은 음식의 칼로리와 실제 흡수되는 칼로리는 다릅니다. 그러므로 이 칼로리는 정상적으로 생활하기에 매우 부족한 칼로리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칼로리를 측정하는 방법이나, 요리법 등에 따라서 칼로리가 과다 측정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시 그들에게 주어진 칼로리가 매우 적었다고 판단해야 합니다.
굶는 다이어트를 하지 말라는 근거로 미네소타 기아 실험을 인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아주 잘못된 결론입니다. 사람은 굶지 않고는 살이 빠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허만 폰처의 운동의 역설에서 강하게 주장하는 내용이기도 하며, 실제로 임상결과에서 나오는 합리적인 결론입니다. 대부분은 굶는 다이어트 해봐야 요요 오고 결과는 처음에 진행했던 것보다 더 안 좋아진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지나치게 굶는 다이어트의 문제점이지 모든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의 문제점이 아닙니다. 진실은 칼로리 제한하지 않으면 살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결론
미네소타 기아실험은 인간이 극한의 칼로리 제한 상태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회복하는지에 대한 독보적인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이 실험은 단순한 학문적 연구를 넘어, 전쟁과 기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실질적인 목적에서 출발했지만, 동시에 인간의 한계와 윤리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남겼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 실험의 교훈을 통해 극단적인 다이어트와 기아 상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건강한 체중 감량과 영양 섭취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해야 할 것입니다.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진리는 기아 상태에서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줍니다.
참고자료 : 영문 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