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비타민 C의 항암 효과에 대해서 메이요 암센터에서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가 있습니다. 나름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이고 일부 사람들이 환호했지만, 과연 그 결과가 비타민 C에 대해서 무조건 좋은 결과인지는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선 비타민 C의 항암효과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비타민 C의 항암효과 작용기전, 출처 : Cell Research (2016) 26:269-270. doi:10.1038/cr.2016.7
과거에는 비타민 C의 항산화효과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 항산화 효과를 이용해서 항암효과를 이해하려고 했지만, 그것이 그렇게 성공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논문은 비타민 C가 환원형이 아닌 산화형으로 제공되었을 때, 그 효과가 있다는 논문입니다. 비타민 C가 산화된 형태를 dehydroascorbate 라고 하는데, 줄여서 DHA라고 하고 표기하였습니다. 이것이 세포막에서 포도당을 세포막으로 전달하는 GLUT1을 통해서 들어오게 되면, 흔히 말하는 항산화네트웍이 작용해서 이것이 다시 산화되고 귀한 글루타치온과 NADPH가 고갈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진 비타민 C는 해당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효소인 GAPDH의 작용을 방해하고, 그 결과 에너지 대사에 문제가 생기고, 이 세포가 죽는다는 것입니다.
암세포는 해당과정이 중요하다.
암세포는 TCA 회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해당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회로가 망가졌다고 착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TCA 회로는 에너지로 모두 사용하는 것이고, 해당과정만 돌린다는 이야기는 나머지 물질을 이용해서 세포가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즉 나무를 베서 모두 뺄감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은 나무를 이용해서 집을 지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땔감이 조금만 있어도 충분한 데, 왜 그렇게 나무가 많이 필요하냐고 말하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암세포는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해당과정만으로도 충분히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면 굳이 TCA 회로를 돌릴 이유가 없고 포도당으로 다른 물질을 만드는 사용하면 되는 것입니다.
산화된 비타민 C가 세포내 항산화제를 고갈 시킨다.
산화된 비타민 C는 세포내에서 글루타치온에 의해서 재활용되지만 글루타치온은 고갈됩니다. 그리고 이 글루타치온을 재생산하기 위해서 더 중요한 항산화제인 NADPH가 사용됩니다. 그리고 NADPH는 포도당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집니다.
연구자는 산화된 비타민 C가 세포내 글루타치온을 고갈시키고, 그 결과 세포내 활성산소가 증가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산화된 비타민 C는 환원되기 전에 GAPDH의 시스테인(152)를 산화시키고 그 결과 효소의 활성이 억제됩니다. 말이 좀 어렵지만, 쉽게 말해서 산화된 비타민 C가 세포 안의 중요한 효소 하나를 망가뜨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없어 세포가 죽습니다.
실험에서는 암세포는 이렇게 해서 죽지만 정상세포는 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게 꼭 기대할 만큼 좋은 연구 결과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실험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산화된 비타민 C가 곱게 소변으로 빠져나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세포 안으로 들어가고, 세포 안에서 귀한 글루타치온을 고갈시켰고, 그 결가 세포가 죽을 수가 있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효과는 암세포가 훨씬 크며 정상 세포는 그 효과가 크지는 않았다.
그런데 정상세포가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해서 그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항산화제가 네트웍이 이루어져 있는 것은 사실일 수 있으나, 그것이 결국은 파국적인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항산화네트웍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이것이 항산화 네트웍인데, 항산화네트웍이 결국 꼭 좋은 것 만이 아니라는 것이죠. 비타민 C를 섭취하면 세포내의 글루타치온이 고갈될 수 있다. 그러니까 그것도 먹자는 말은 사실 틀린 말은 아닌데, 글루타치온은 그대로 흡수되는 것이 아니고 다시 세포내에서 합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글루타치온이 비타민 C에 의해서 거의 소비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에 비타민 C와 글루타치온을 둘 다 섭취하고자 한다면 서로 같이 복용하지 말고 서로 다른 시간에 섭취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